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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xt/2017년 5월호

손 끝이 닿은 순간 ( 앙상블 스타즈! - 스오우 츠카사 )

 

손 끝이 닿은 순간

 

 

( 앙상블 스타즈! - 스오우 츠카사, 츠카사에 )

 

 

 

 

 

 

 

 

 

 

 

아마 처음 만나게 된 순간은 그렇게 특별한 건 아니었을 거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단순하게 얼굴이 조금 취향이네 같은 생각을 하고서 사진을 받아든 나는 사진을 건네준 사람에게 고맙습니다, 하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알면 됐지만, 이라며 어깨를 으쓱했지만 나는 그 말이 제대로 들리지 않았다. 사진 속의 그 얼굴, 그 얼굴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기 때문에 나는 무슨 이야기를 들었는지 제대로 기억나지 않는다.

 

 

“ 사진 교환? ”

 

 

네, 고개를 끄덕였다. 유우 군이 이즈미 선배로 인해 조금 힘든 일을 겪고 있다고 트릭스타는 말했었다. 그래서 조금이나마 그를 돕기 위해서 얼굴이라도 보여주면 괴롭히지는 않겠지, 라고. 그래서 모두와 의논한 끝에 나온 게 사진 교환이었다. 유우 군과 나이츠의 모두의 사진을 교환하고, 나는 유우군의 사진을 보내고. 물론 서로의 동의 하에, 그런 말을 잠자코 듣고 있던 선배는 괜찮은데? 라며 알았다고 말하고는 가버렸다. 언제 어디서 사진을 교환할 지는 말하지 않았지만 아마 선배라면 반으로 찾아올 거라고 걱정하지 말라고, 그렇게 말하는 그들을 보며 응, 나도 그렇게 생각해, 웃었다.

 

그 일이 있고 나서 얼마 뒤에 이즈미 선배는 나이츠의 사진을 들고 왔고 1명은 지금 없으니까 4명분이야, 그러니까 유우 군 사진 4장, 사진 교환은 생각보다 잘 이뤄졌다. 같은 반인 아라시와 리츠, 그리고 이즈미 선배, 또 1명은 모르는 1학년. 사진을 받고서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다들 사진 잘 나왔네요, 같은 형식적인 인사말도 아무 것도 할 수 없어서.

 

“ 듣고 있는 거 맞아? ”

나 가도 괜찮지?

 

 

보라색 눈동자에 빨려 들어 갈 것 같아, 눈동자가 그렇게 예쁘다고 생각한 사람은 처음이었다. 첫눈에 반해버렸어, 그런 말은 한 번도 믿은 적이 없는데 그 중심에서 응 첫눈에 반한다는 건 가능한 일이었어, 같은 말을 외치고 싶은 마치 그런 기분.

 

 

“ 선배. 이 1학년 이름 뭐예요? ”

“ 스오우 츠카사인데 무슨 볼일 있어? ”

“ 방금 엄청난 볼일이 생겼어요. 이 아이의 사진 더 갖고 싶어요. ”

 

 

처음에는 정말, 순수하게 유우 군을 위해서 그랬던 거였어, 그녀는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하고서 웃었다. 정말 처음으로 이런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 얼굴이 마음에 든 아이라서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 그녀는 곤란한 표정으로 뺨을 긁적였다.

그런 일이 있고 나서 생각보다 시간은 빨리 흘러갔다. 그녀는 츠카사는 뭘 좋아해요? 과자요? 만든 적은 별로 없지만, 노력해볼게요! 같은 말을 해대며 츠카사의, 그의 마음에 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좋아하는 거야? 같은 질문에는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좋아하는 건 아닐 지도, 라고 답하는 그녀였지만 하는 일만 봐서는 마치 첫눈에 반해서 좋아하는 사람을 위해 노력하는 자로밖에는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정말 좋아하는 거야?

모르겠어, 원래 사람 마음을 정확히 판단하는 건 어렵지 않아? 내가 생각하기에는 그래. 음, 그리고 말이야, 나는 내 마음을 더 모르겠어. 하지만… 나를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우습지?

 

그녀는 멀리서 듣기만 하는 그가 어떤 성격일 지를 항상 보내는 과자를 잘 먹고 있는지 궁금해했다. 하지만 그 궁금증은 커지지 않고서 조금 궁금해, 하지만 직접 가보고 싶지는 않아, 딱 이 정도로. 그녀의 마음은 담백했다. 사진을 보고 웃다가 그를 만나면 무슨 말을 건넬지 생각하고 하지만 자신을 몰랐으면 좋겠다고, 만나지 않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그녀는 모순 그 자체였다. 그녀에게 있어서 누군가를 알고 마음을 나누는 일은 정말 힘들었다. 과거의 있었던 일들로 인해서 누군가를 처음 만나는 게 두려워지기도 했고, 그녀는 언제나 한결 같은 사람이 좋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그래서 더더욱 그녀는 츠카사를 만나고 싶지 않다고, 그렇게.

 

 

“ 그냥 한 번은 만나보는 게 어때? ”

“ 싫어요. ”

 

 

빠른 답에 이즈미는 눈을 찌푸렸다. 이게 정말, 걱정해서 말해줘도. 얼마 대화하지 않은 1학년이었지만 나름 괜찮은 녀석이었다. 가끔 스트레스를 받으면 과식하는 게 문제이긴 하지만, 그 과식이 그녀가 준 과자들로 한다는 게 더 문제이긴 했지만, 그래도 괜찮은 녀석이었다.

 

 

“ 정말로 괜찮아요. 애초에 그런 걸 바라고 한 일도 아니었고. 아마 그냥 먹는 모습이 좋아서 그래서 그랬던 걸지도 몰라요.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

“ 아니면 얼굴 때문이라고 말하고 싶은 거야? ”

“ 얼굴 때문일 수도 있겠네요! 확실히 그럴 수도 있어요. 그러니까 더 만나면 안돼요, 분명 멋대로 기대한 내가 잘못해서 츠카사가 원하는 성격이 아니면 실망할 수도 있잖아요? 그런 일은 절대 절대 일어나서는 안돼요. ”

 

 

절대, 절대, 절대, 라고 중얼거리는 모습에 이즈미는 할 말을 잃었다. 이렇게 싫다고 하는데 만나보는 건 어때? 하는 것도 이상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정말이지 왜 변하지 않아, 이즈미는 쓰게 웃었다.

 

 

“ Marvelous! 이 과자는 누가 만든 건가요? 엄청 Delicious합니다. 제게 과자 같은 걸 먹지 말라고 하신 세나 선배가 주는 걸 보면 무료인 것 같네요! 아마 Handmade Cookies가 아닐까 생각합니다만, 이렇게 잘 만드는 분이 있다면 그건 역시 전문적으로 배운 걸까요? Marvelous! 될 수만 있다면 누군지 알고 싶을 정도입니다. ”

“ 적당히 먹지 그래? 그렇게 먹다가 살 쪄서 유닛복 제대로 안 맞으면 어쩔 셈? ”

“ 싫다~ 그거 이즈미 쨩이 준 거잖니? 누구한테 받은 건지는 알 것 같지만~ 말은 안 할게, 부탁 받았거든. ”

“ 그거 다행이네. 나루 군이 말했으면 말해버린 거냐고 한 소리 들었을 걸? ”

 

 

과자를 입에 가득 넣고 우물거리던 츠카사가 눈을 깜박이며 물었다.

 

 

“ 지금 무슨 소리인가요? 세나 선배가 이 Cookie를 주신 분을 알고 있는 겁니까? 저는 무척이나 알고 싶습니다! 알려주셨으면 해요! ”

 

 

미간을 찌푸린 이즈미가 나루 군! 이라며 아라시에게 조금 성질을 냈지만 아라시는 미안해~ 웃을 뿐이었다. 말하지 말아달라고 그렇게 얘기하는 걸 눈앞에서 들었는데 이렇게 밝힐 수는 없잖아, 눈치만 빨라서는.

 

 

“ 내가 알 리가 없잖아? 완전 짜증나! ”

“ 알려주세요, 세나 선배!! ”

 

 

“ 그런 일이 있었단 말이야? 그럼 안 줄래, 이제부터. ”

“ 삿쨩, 항상 생각한 건데 가끔 진짜 극단적인 거 알아? ”

“ 그럼 어떡해. 알리고 싶지 않았는데 관심을 갖게 됐다는 말이잖아. 나는 절대로 앞에 나서지 않을 거야. ”

“ 고집 센 건 알아준다니까. ”

 

 

사에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과자를 구워서 학교에 가져왔을 때 정체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츠카사가 그녀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고서 그녀는 당황한 모습을 보였다. 그냥 당황했어~ 같은 모습도 아니고 정말 화들짝 놀란 얼굴로 과자를 담은 주머니를 손에 쥔 그녀는 안절부절 못 했다. 주머니를 손에 들고 고민하던 사에는 중얼거리며 응응, 괜찮아, 를 말하고는 그들에게 말했다.

 

 

“ 이거, 이제 아라시랑 리츠가 가져다줘. 그럼 이즈미 선배를 의심하는 일은 없겠지. 셋이서 번갈아 가면서 전해주는 거야, 어때? 좋은 생각이지 그렇지? ”

“ 그냥 삿쨩이 직접 가져다 주는 게 제일 좋을 것 같지만. ”

“ 싫어. 절대. 절대 안돼. ”

 

 

“ 그래서 오늘은 다른 선배입니까? 그 분은 도대체 어떤 분이기에 이렇게 Secret한 건가요! ”

“ 부끄럼이 많나…? ”

“ 그건 아니지, 낫쨩. ”

“ 가끔 아무 생각 없는 타입. 가끔이 아니라 자주, 지만 말야? ”

 

 

대화를 하다가 뚝 끊겨 조용해졌지만 츠카사는 그걸 신경 쓰지 않았다. 이렇게 비밀이 많은 사람은 처음, 또 이렇게 숨어서 과자를 주는 것도 처음이었다. 숨어서 주는 것이라 이상한 거라도 들어있으면 어쩌나 하는 생각을 했었지만 정말 한결 같이 맛있는 그런 과자여서 딱히 의심하고 싶다는 생각도 안 들었다. Strange한 사람입니다. 그렇게 생각한 츠카사는 과자를 잔뜩 입에 물었고 이즈미가 지금 뭐하는 거야, 카사 군! 적당히 먹으라니까!! 하는 소리에 깜짝 놀라 켁켁 댔지만 그것도 잠시 아무렇지 않게 다시 과자를 입에 넣었다.

오늘은 Chocolate Cookie군요, Marvelous합니다.

 

 

 

 

 

“ 없어. ”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버린 그녀가 주위를 둘러보고 뱉은 말이었다. 과자를 줘야 했다. 오늘분의, 오늘부터는 주지 말아야지, 그렇게 생각해도 정신이 들면 이미 과자를 잔뜩 구워버린 자신이 있었고 그걸 챙겨서 나이츠에 보내는 일을 반복하고 있었다. 항상 주는 시간은 정해져 있어서 점심 시간에 주는 편이었는데, 오늘은 다른 날과 달랐다. 몸이 지쳤는지 잠깐 졸았고 그 사이에 ‘ 우리는 너를 깨웠다. ’ 라는 쪽지만 남겨져 그녀를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이미 리츠와 아라시는 없었고 그들을 기다리다가는 오늘 안으로 전달하지 못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그녀는 3학년 층으로 갔다.

3-A, 아직 점심을 먹지 않은 건지 아니면 이미 먹은 것인지 사람은 조금 남아 있었고 그녀는 그 곳에 있는 사람에게 이즈미 선배는 어디 갔나요? 하고 물었다. 점심 먹으러 갔으니까, 식당 쪽에 있을 거라고 생각해, 그런 답변을 받고 고개를 숙인 그녀는 문을 열었고 그리고 그 순간에, 교실 안으로 들어오려는 사람과 마주쳤다.

 

 

“ 그러니까, 카사 군. 애초에 과자를 주는 사람이 궁금하다고 1학년이 3학년 층으로 와도 되는 일? 없을 거라고 내가 몇 번 말했, …사사? ”

“ 세나 선배 왜 갑자기 Stop하시는 겁니까! 뭐라도 있는 건가요? 앗, 세나 선배와 부딪힌 모양이군요. 죄송합니다, 세나 선배가 앞을 제대로 보지 않아서. 바닥에 뭔가 떨어졌네요, 주워드리겠습니다! 으음, 어디서 많이 보던 포장이네요? Cookie인가요? 저도 요즘에 이런 비슷한 포장을 한 Cookie를 항상 받는답니다. Marvelous해서 정말 좋아하고 있어요. ”

“ 카사 군 좀 조용히 하지? ”

“ 저는 아무것도 잘못하지 않았습니다, 세나 선배! 이거, 돌려드리겠습니다. 소중한 분께 드리는 건가요? ”

 

 

키 차이도 얼마 나지 않는 둘의 눈이 마주쳤고 사에는 고개를 팍 숙였다 다시 팍 쳐들고는 쿠키를 받아들었다. 갑자기 쳐든 고개에 당황한 츠카사였지만 쿠키를 주고 오늘도 좋은 일을 했군요,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기시감은 갑자기, 불현 듯 찾아왔다. 나이츠의 선배들이 항상 가져오는 쿠키, 이번에는 세나 선배를 통한 쿠키, 그렇다면 이건 설마.

 

 

“ 혹시나 해서 묻는 거지만 이 Cookie는 직접 Make한 건가요? ”

“ …이거, 츠카사가 먹어줬으면 해. ”

“ 네? ”

 

 

사에는 쿠키를 다시 츠카사에게 건넸다. 아마 이게 정확히 말하면 첫 만남, 너무나도 갑작스러운 거였어서 뭐라고 표현을 못하겠지만 그녀는 그에게 쿠키를 줘야 했다. 사에는 자각 없이 츠카사의 손을 잡았다. 손을 잡히자 움찔한 츠카사를 신경 쓰지 않고서 사에는 쿠키를 손에 쥐어 줬다.

 

 

“ 이, 이게 무슨 일인가요? 손을 놓아주세요! 여성과 손을 이렇게 잡는 건 처음입니다. ”

“ 좋아해. ”

“ 네?! ”

“ 네가 내 과자를 먹어주는 걸, 또 츠카사의 얼굴을 좋아해. ”

 

 

그녀가 반짝이는 눈으로 그를 바라보자 그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옆에서 지켜보는 이즈미만이 도대체 뭔 소리를 하고 싶은 거야, 같은 눈으로 둘을 번갈아 지켜볼 뿐. 그녀는 그의 손을 꼭 잡고서 절대로 놓지 않았다.